
똑같은 S&P500을 따라간다는데, 왜 숫자가 다르지?
안녕하세요, 프리버드입니다.
ETF 투자를 시작하고 나서 가장 많이 보게 된 이름 중 하나가 S&P500입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500개 기업에 투자한다는 지수이고, 저처럼 개별 미국 주식을 하나하나 고르기 부담스러운, 아니 몸빵 갈아 넣어 하루일과에 지친 사람에게는 꽤 편한 투자 방법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ISA와 연금저축 계좌에서 S&P500을 추종하는 ETF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증권사 앱을 보다 문득 이상한 게 하나 눈에 들어왔습니다.
각 운용사에서 내놓은 S&P500을 추종하는 ETF인데 수익률이 조금씩 다릅니다.
“TIGER도 있고, KODEX, ACE, RISE도 있습니다. 자기자본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는 증권사들은 거의 다 자기네들 상품이 있는 듯합니다.”라고 진짜 무식한 소리를 하고 말았네요.
무슨 자산운용 이렇게 써 있길래 증권사 소속 부서쯤인가 했는데 ETF를 만들고 운용하는 별도의 회사란 것도 이제 알았네요. ㅠㅠ
결국은 각 자산운용사가 이름만 다르게 붙였을 뿐, 같은 S&P500을 따라가는 상품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다면 수익률도 똑같아야 하는 거 아냐?” 라는 생각은 무식한 생각이었나요?
처음에는 별 생각 없이 운용사마다 가격이 다르니까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ETF 한 주 가격이 1만 원이든 2만 원이든 수익률하고는 상관없는 이야기입니다.
1만 원짜리가 1만1천 원이 되든, 2만 원짜리가 2만2천 원이 되든 둘 다 10%니까요.
그럼 대체 뭐가 다른 걸까요?
궁금해서 하나씩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S&P500을 추종한다는 뜻부터 다시 봤습니다
S&P500은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대형 기업 500개로 구성된 지수입니다.
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같은 기업들이 들어 있고 각 기업의 시가총액에 따라 비중도 달라집니다.
국내에 상장된 S&P500 ETF들은 이 지수의 움직임을 최대한 비슷하게 따라가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여기서 제가 처음 잘못 생각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같은 지수를 추종한다는 것이 1~10까지 똑같이 따라간다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그런 줄 알았죠 -_-
몰라도 너무 모르는 좀 단순무식이죠? ㅋ
ETF는 지수 그 자체가 아닙니다.
운용사가 실제 돈을 받아 주식을 사고, 비중을 조정하고, 배당금을 받고, 각종 비용을 지불하면서 지수를 따라가도록 만들어 놓은 금융상품입니다.
목적지는 같은데 운전하는 사람이 다른 셈입니다.
도로도 같고 목적지도 같으니 큰 방향은 비슷하지만 정확히 같은 시간에 도착하지는 않는 것과 비슷합니다.
첫 번째로 생각했던 건 보수였습니다
ETF를 비교하다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숫자 중 하나가 총보수입니다.
S&P500처럼 장기간 투자하는 ETF라면 보수가 낮을수록 유리하다는 이야기도 처음 들었습니다.
아니 수수료면 수수료, 비용이면 비용이지 왜 자기들 입장에서 받는 보수라는 용어로 정착이 됐는지 좀 아니꼽기도 합니다.
실제로 현재 국내 S&P500 ETF들은 운용사끼리 경쟁하면서 보수를 상당히 낮춰 놓았습니다.
예를 들어 RISE 미국S&P500의 총보수는 연 0.0047%, KODEX 미국S&P500은 연 0.0062% 수준입니다. (출처: RISE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숫자만 보면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 알게 됐습니다.
홈페이지에 크게 적혀 있는 총보수가 ETF에서 발생하는 모든 비용은 아니었습니다.
총보수 외에도 기타비용과 증권거래비용처럼 실제 운용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ETF를 비교하면서
“얘가 총보수가 0.0047%니까 무조건 얘가 수익률도 제일 높겠네.”
라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는 없었습니다.
물론 장기간 투자한다면 비용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제가 궁금했던 같은 지수 ETF의 수익률 차이를 보수 하나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했습니다.
두 번째는 추적오차였습니다
여기서 두 번째로 알게 된 단어가 추적오차입니다.
ETF는 S&P500 지수를 따라가려고 하지만 실제 ETF의 움직임이 지수와 완벽하게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그 차이가 추적오차입니다.
인터넷 검색으로 설명을 찾아보니 추적오차가 생기는 이유도 여러 가지였습니다.
ETF가 지수 구성 종목을 실제로 운용하는 과정에서 차이가 생길 수도 있고, 종목을 사고파는 거래비용, 보유 주식에서 들어오는 배당금, 분배금 지급 같은 것들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결국 같은 S&P500을 추종하더라도 얼마나 지수를 잘 따라갔느냐에 따라 실제 ETF 성과에는 조금씩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아 써글 이해가 힘듭니다. 아직도 잘 모르겠는 게 사실입니다.
제가 ETF를 고르면서 운용사 이름과 보수만 볼 게 아니었던 겁니다.
좌우지당간 S&P500을 산다고 해놓고 실제 움직임이 S&P500과 자꾸 벌어진다면 낮은 보수만 보고 좋아할 일도 아닙니다.
괴리율은 또 뭔가요
추적오차를 알아보다가 또 하나가 튀어나왔습니다.
괴리율. 뭐지? 괴리감이 듭니다.
ETF 공부를 하면 새로운 단어 하나를 알아낼 때마다 뒤에서 두 개씩 더 튀어나오는 기분입니다.
ETF에는 실제 보유자산의 가치를 나타내는 NAV, 즉 순자산가치가 있습니다.
그런데 ETF는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사고파는 시장가격도 따로 있습니다.
원래라면 둘이 비슷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사려고 하면 ETF의 시장가격이 NAV보다 비싸게 형성될 수도 있고, 반대로 시장가격이 NAV보다 싸게 거래될 수도 있습니다.
이 차이를 괴리율이라고 하네요. 무슨 괴물 이름 같네요. 괴리율…
그러니까 같은 날 같은 S&P500을 추종하는 ETF를 보더라도 제가 증권사 앱에서 보고 있는 시장가격 기준 수익률은 ETF마다 약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초지수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는데 거래되는 가격은 똑같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제가 처음 했던 질문의 답이 조금 더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것과 같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분배금도 그냥 지나칠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ETF에서 나오는 분배금도 영향을 줍니다.
S&P500 안에 들어 있는 기업들은 배당금을 지급합니다.
ETF는 그 배당금을 받아 운용하게 되고 상품 정책에 따라 투자자에게 분배금으로 지급합니다.
현재 국내 S&P500 ETF들도 분기 단위 등으로 분배금을 지급하는 상품들이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증권사 앱이나 운용사 홈페이지에서 보여주는 수익률이 무엇을 기준으로 계산된 것인지입니다.
분배금을 포함해 재투자한 것으로 계산한 수익률인지, 단순히 시장가격만 비교한 것인지에 따라 보이는 숫자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 다른 ETF의 수익률 숫자를 비교하려면 먼저 계산 기준과 기간부터 같아야 합니다.
제가 앱에서 1개월, 3개월, 1년 숫자만 보고
“얘가 더 잘하네.” 라고 비교하면 웃긴 건데 전 그랬습니다.
환율은 어떨까
국내 상장 S&P500 ETF를 보다가 이름 뒤에 (H)가 붙은 상품도 볼 수 있습니다.
이건 환헤지형입니다.
일반적인 환노출형 S&P500 ETF는 미국 주가뿐 아니라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도 원화 기준 성과에 영향을 줍니다.
반면 환헤지형은 환율 변동의 영향을 줄이는 방향으로 운용합니다.
그래서 같은 S&P500이라는 이름이 들어 있어도 환헤지형과 환노출형의 수익률을 그대로 비교하면 안 됩니다. 사실 S&P500과 S&P500(H)는 이름에서도 글자 하나가 다르니 뭔지는 모르겠지만 비슷하지만 다른 상품이라고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이건 알고 나니 당연한 이야기인데, ETF 이름만 보면 처음에는 그냥 전부 같은 S&P500 상품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면 S&P500 ETF는 뭘 보고 골라야 할까
여기까지 찾아보고 나니 처음보다 오히려 볼 게 늘었습니다.
처음에는 딱 하나였습니다.
수익률.
그런데 이제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이름이 비슷하다고 다 같은 상품이 아니었고, 총보수 하나만 볼 게 아니라 그 안에 숨어 있는 비용까지, 그리고 그 비용을 들여 S&P500을 얼마나 잘 따라가고 있는지까지 함께 봐야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여기에 분배금 처리 방식은 실제 수익률 비교에 영향을 줄 수 있었고, 거래량이나 괴리율처럼 시장에서 사고팔 때 함께 살펴봐야 할 것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습관처럼 수익률 하나만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습니다.
프리버드의 발견
처음 궁금했던 것은 아주 단순했습니다.
“같은 S&P500인데 왜 수익률이 다르지?”
찾아보기 전에는 운용사만 다를 뿐 거의 같은 물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보다 보니 S&P500은 ETF가 따라가야 할 목표이고, ETF는 그 목표를 따라가기 위해 각 운용사가 실제로 운용하는 상품이었습니다.
목표가 같다고 결과까지 정확히 똑같을 수는 없었습니다.
보수도 다르고, 실제 들어가는 비용도 다르고, 지수를 따라가는 정도도 다르고, 분배금을 처리하는 방식과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도 조금씩 다릅니다.
그래서 이제는 S&P500 ETF를 비교하면서 수익률 숫자 하나만 보고 고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총보수 0.001% 차이를 계산하면서 가뜩이나 머리숱이 적어지는데 머리털 빠지게 고민하겠다는 것도 아닙니다.
저는 소액투자자입니다.
그렇다면 낮은 비용, 충분한 거래량과 규모, 작은 추적오차처럼 오랫동안 별 탈 없이 S&P500을 잘 따라갈 수 있는 조건을 먼저 보는 것이 저한테는 더 맞아 보입니다.
ETF 투자를 시작하면서 저는 그냥 S&P500을 산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에 찾아보고 알았습니다.
S&P500을 사는 것도 결국 어떤 S&P500 ETF를 살 것인지는 한 번쯤 따져봐야 했습니다.
이것도 하나 배웠습니다. 근데 돌아서면 잊어버릴 겁니다. 분명…
그래서 난 수익률~ 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