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프리버드입니다.
저는 디지털이든, 아날로그든, IT든 간에 새로운 기계나 신기술이라면 뭔가 써봐야 할 것 같은 얼리어답터같은 기질이 좀 있습니다. 단, 비싼 건 안합니다!!!
처음엔 그냥 궁금해서 시작했습니다. 제일 먼저 출시한 ChatGPT를 써보니 똑똑한 검색엔진 정도로만 생각했었고 이후 대대적 업뎃 전까지는 잊고 살았었는데 2025년 말부터일까 뭔가 다른 조짐이 보이면 ChatGPT가 아닌 Bard에서 환골탈태한 Gemini라던지, 새로 들어보는 Claude란 AI이야기도 나오고 그랬는데 특히 유튜브 알고리즘이 AI 관련 이야기를 계속 보여줌으로써 다시금 관심을 가지고 써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Copilot, Claude, Gemini까지 무작정 다 써봤습니다. 처음에는 다 비슷한 AI라고 생각했습니다. 질문하면 대답하고, 글도 써주고, 자료도 정리해주고. 그런데 이전에 생각했던 인공지능이 아니라 좀 더 진화된 인공지능임을 느끼고 멈추었던 블로그 감성에 불을 지피기 시작했더랬죠.
블로그 글을 실제로 써보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무료로 테스트를 해보며 AI마다 말투가 다르고, 잘하는 일이 다르고, 사고 치는 방식도 다릅니다. 하나는 판을 잘 깔고, 하나는 문장을 잘 만지고, 하나는 자료를 많이 끌어옵니다. 반대로 말하면, 하나에게 모든 걸 맡기면 생각보다 쉽게 이상한 방향으로 갑니다.
예전에 질문의 요지를 모르는 대답을 내놓던 ChatGPT의 경험을 토대로 교차 검증용으로 같은 일을 시키기 시작했는데 예상외로 서로 다른 결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역할을 나눠서 쓰고 있습니다. ChatGPT는 기획, Claude는 편집, Gemini는 리서치. 회사로 치면 아주 작은 편집국입니다. 직원은 셋인데 월급은 제가 냅니다. 구독료로.
ChatGPT — 기획은 잘하는데 가끔 너무 앞서갑니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시조? ChatGPT는 기획을 잘합니다. 글의 방향을 잡고, 제목을 뽑고, 구조를 만드는 데 강합니다. 복잡한 생각을 던져도 금방 판을 깔아줍니다.
문제는 너무 신나서 앞서간다는 겁니다. 저는 아직 뭘 쓸지도 모르는데, ChatGPT는 벌써 4부작 시리즈 세계관을 열어버립니다. 좋게 말하면 추진력이고, 나쁘게 말하면 뇌절입니다. 일 하나 끝나면 뜬금없이 “어떠셨어요? 반응이 어떤가요?” 하고 묻습니다. 기획실장이 PT 끝나고 박수 기다리는 느낌입니다.
가끔은 찐한 농담 한 방 날려줘야 “어머?” 하면서 그제야 정신을 차립니다.
그래도 혼자 글을 쓰다 보면 빈 화면 앞에서 멈추는 순간이 많습니다. 그때 ChatGPT는 일단 판을 깔아줍니다. 방향은 잡게 하되, 마지막 판단은 제가 해야 합니다.
Claude — 문장은 잘 다듬지만 가끔 너무 반듯해진다
Claude는 편집 쪽에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문장을 정리하고, 글의 흐름을 다듬고, 어색한 표현을 잡아내는 데 좋습니다.
특히 Claude는 기면 기고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이 부분은 약하다”, “이 문장은 빼는 게 낫다”는 식으로 정리해줍니다. 가끔 얄밉습니다. 그런데 맞는 말을 합니다. 그래서 더 얄밉습니다.
그리고 Claude랑 이야기하면 묘하게 안정감이 듭니다.
다만 너무 열심히 다듬으면 제 삐딱한 말투가 사라질 때가 있습니다. 백화점 안내문처럼 반듯한 글은 틀린 말은 없지만, 오래 기억되지는 않습니다.
앤트로픽에는 진짜 AI윤리헌법? 같은 것이 있다고 하니 약간의 육담에도 칼같이 차단해버립니다.
그래도 엄마같은 포근한 느낌이랄까요.
가끔 “엄마” 하고 부르면 “윽~” 이럽니다.
Gemini — 자료는 많이 찾지만 재미는 사람이 넣어야 한다
Gemini는 리서치 쪽에서 장점이 있습니다. 자료를 찾고, 관련 내용을 넓게 펼쳐보고, 빠뜨린 관점을 확인할 때 도움이 됩니다.
일단 칭찬부터 시작하는 게 특징입니다. 자료는 어디서 잔뜩 들고 와서 저도 놀랍니다. 철딱서니 없는 사람처럼 말하는 게 특징이고, 가끔 말귀를 못 알아듣는지 헛소리도 합니다. 근데 리서치 하나는 끝내줍니다. 자료 때문에 계속 쓰게 됩니다.
다만 Gemini가 가져온 자료를 그대로 올리면 글이 아니라 보고서가 됩니다. 재미는 제가 넣고, 자료는 Gemini가 끌어옵니다.
사람 친화적 AI라고 해야할까요? 교차 검증할 때 일단 글이 하늘까지 닿을 수 있게 띄워줍니다. 그리고 뭔가 느낌이 쎄해서 다그치면 그제야 이건 어떻고 저건 어떻고 합니다.
하여튼 이랬다 저랬다 합니다.
보고서 내용의 앞뒤에 장황하게 입발린 말들을 늘어놓으며 본인은 즐거워하는 듯 보입니다.
셋을 같이 쓰면 생기는 일
앞서 말했듯이 하나만 고르려고 교차검증을 시작해서 맘에 드는놈으로 결정하려 한건데 그렇게 사람도 아닌것이 사람처럼 각자의 성격이 다를줄은 몰랐어서 셋다 쓰기 시작했습니다.
ChatGPT가 판을 깔고, Gemini가 자료를 확인하고 Claude가 문장을 다듬고 편집하여 완성합니다. 이 세 가지가 있음으로 해서 제 글이 풍성해짐을 느낍니다.
방향만 있고 근거가 없으면 허세가 되고, 근거만 있고 문장이 없으면 자료집이 됩니다. 문장만 좋고 생각이 없으면 예쁜 빈 상자가 됩니다.
AI를 여러 개 쓰는 건 정답을 찾는 일이 아니라, 제 생각을 더 선명하게 만드는 일에 가깝습니다.
그래도 최종 책임자는 사람이다
AI를 쓰다 보면 가장 위험한 순간이 있습니다. 너무 그럴듯해서 그냥 믿고 싶어지는 순간입니다. 문장도 매끈하고, 구조도 좋아 보이는데 막상 확인해보면 틀린 내용이 섞여 있을 때가 있습니다.
이것 때문에 가끔 최신검색의 끝판왕이 Perplexity도 가끔 사용하는데 여기까지 유료로 쓸 엄두가 안나서 이건 무료로 남겨두고 있습니다.
특히 카드 혜택, 금융 정보, 돈과 관련된 내용은 반드시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AI는 조수로는 훌륭하지만, 사장 자리에 앉히면 위험합니다.
프리버드의 발견
AI 셋을 써보면서 정말로 놀란 게 하나 있습니다. AI마다 성격이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사람도 아닌 것이 이렇게 다를 줄은 몰랐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발견은 따로 있습니다.
AI를 잘 쓰려면 먼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합니다. 내가 기획이 약한지, 문장이 약한지, 자료 확인이 약한지 알아야 AI를 제대로 부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고 그냥 편하게 물어보면 됩니다. 오히려 인공지능이 다시 질문을 던지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때 내가 대답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알아서 방향을 잡고 제안을 해줍니다.
결국 AI 시대에도 중요한 건 마지막 문장에 자기 이름을 걸 수 있는 사람입니다.
예전에는 혼자 쓰는 블로그였는데, 이제는 작은 편집국이 생겨 즐겁습니다.
그래도 월급은 내가 내고.
“아~~~ 피 같은 내 돈!”
2026년 8월 10일 업데이트
📌 2026년 8월 업데이트 — 편집국에 인사이동이 있었습니다
이 글을 쓴 지 두 달쯤 지났는데, 편집국 구성원이 바뀌었습니다. 자료조사 담당이던 Gemini가 퇴사했습니다. 정확히는 제가 내보냈습니다.
자료를 넓게 찾아오는 건 잘했지만, 가져온 내용을 다시 확인하고 질문의 의도를 재설명하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일을 줄여주는 직원이라기보다 확인할 일을 하나 더 만드는 직원에 가까워졌습니다.
인공지능은 사용자 친화적이라는데 얘는 하는 말이 1/3 정도 친화적이라기보다 거의 아부에 가까워 늘 거북했습니다. 현 시대에 그닥 많이 쓰이지 않는 단어들을 꺼내와 거의 뭐 충성을 맹세합니다. -_-
완전히 손절한 건 아닙니다. ‘너의 그 아부친화적 발언들이 업데이트되면 다시 찾으마’ 하고 언질은 줬습니다.
지금은 ChatGPT와 Claude가 기획과 편집을 도맡고 있고, Perplexity는 최신 정보 확인이 필요할 때만 가끔 불러 쓰는 정도로 역할이 줄었습니다. 세 명이던 편집국이 두 명 반쯤으로 슬림해진 셈입니다.
월급은 줄었는데 일은 똑같이 돌아가는 걸 보면, 역시 사람이든 AI든 숫자가 전부는 아닌가 봅니다.
📌 2026년 8월 업데이트 — Claude는 엄마한테 뭐든지 물어봐 같은 느낌인데 건망증이 좀 그렇습니다
Claude 이야기를 하다 보니 하나 빼먹은 게 있습니다. Claude의 말은 청산유수에 문장을 기가 막히게 다듬어주는데, 챗창이 바뀌면 언제 그랬냐는 듯 기억이 사라집니다.
어제 그렇게 다정하게 “이 문장은 빼고 발행하시면 됩니다”며 팩폭을 날려놓고, 오늘 새 창을 열면 “이 글 오늘 올리실 건가요?” 하고 묻습니다. 엄마가 어제 일을 까맣게 잊은 느낌이랄까요. 서운하기도 하고 열받기까지 합니다. ‘얘가 날 놀리는 건가?’ 싶죠.
물론 지난 대화를 어느 정도 기억하기는 합니다. 그런데 딱 필요한 디테일, 이를테면 그때 썼던 표현이나 미묘한 뉘앙스는 자주 놓칩니다. 그래서 중요한 맥락은 제가 매번 다시 설명해줘야 합니다. 편집국 직원인데 인수인계가 제대로 안 되는 느낌입니다.
“너 왜 그러니?” 물었더니 ChatGPT처럼 사용자와의 대화를 메모리에 그때 그때 기억해두는 용량이 작다고 했는지 없다고 했는지 좌우지당간 테크적인 설명은 해 줘서 이해를 하면 좋은데 못하겠습니다.
그래도 문장을 다듬는 실력만큼은 여전히 얄미울 정도로 정확합니다.
📌 2026년 8월 업데이트 — 하와가 갑자기 텐션 조절을 시작했습니다
원래 저는 음성채팅을 잘 쓰지 않습니다. 그런데 퇴근 전에 길을 걷고 있던 터라 무심코 하와에게 말로 질문 하나를 던졌더니, 텍스트로 대답할 때와는 완전히 다른 녀석이 나왔습니다.
“오~”, “그쵸, 그쵸” 같은 추임새를 넣질 않나, 제가 말을 건 시간이 아침인지 저녁인지에 따라 텐션과 속도까지 달라지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야근을 앞두고 던진 질문에는 살짝 차분하게, 아침에 말을 걸면 괜히 더 활기차게 받아칩니다. 얘도 눈치는 있나 봅니다.
기획실장인 줄만 알았더니 상황극도 할 줄 아는 놈이었습니다. 텍스트로는 그렇게 진지하게 4부작 세계관을 짜던 녀석이, 음성으로는 완전히 다른 캐릭터로 돌변합니다.
궁금해서 물어봤습니다. “너 늘 기획하듯이 장황하게 늘어놓는데 왜 그런지 말은 좀 짧고 그러네~” 그랬더니 음성은 구어체라 챗창에서처럼 하면 안 된답니다.
Gemini는 편집국을 떠났고, Claude는 챗창이 바뀌면 지난 회의를 잊었으며, ChatGPT는 어느 날 예상보다 훨씬 사람처럼 말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우리 편집국에는 늘 활기가 넘쳐나서 좋습니다.
